푸드 파이터, 고바야시
조그맣고 야윈 몸에 끊임없이 들어가는 음식들, 유튜버 먹방 콘텐츠를 즐겨보는 편인데 과연 인간 능력의 끝은 어디일까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이런 먹방 유튜버들도 한 수 접어주는 사람이 있는데, 푸드파이터의 전설인 일본의 고바야시 타케루이다. 어떤 유튜버는 본인의 최종 목표는 푸드파이터로서 이름을 알리는 것인데, 고바야시처럼 해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종종 할 정도로 먹방계에서 그의 영향력은 실로 대단하다. 좀 더 구글링을 해보니 최근에 푸드파이터계의 신성 '조이 체스트넛'이라는 사람에게 밀려서 왕좌를 내려놓았다고 하는데, 고바야시가 푸드파이터 계에 미친 영향력만큼은 여전하다는 것이 정설인 걸로 보인다.
푸드 파이팅이라는 형태의 대회가 1916년도 정도부터 시작되었고 당시 기록이 13개 정도였고, 이후 몇십 년간 많은 참가자들이 나섰지만 기존 기록 대비 의미 있는 기록을 올리진 못했었다고 한다. 그런데 고바야시가 등장하면서 2001년에 무려 50개의 핫도그를 먹는 퍼포먼스를 선보이는데 그의 괴물 같은 먹성과 별개로 푸드 파이팅이란 문제 해결 전략을 생각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눈 앞에 있는 핫도그를 제한된 시간에 최대한 많이 먹는 미션을 받았을 때 일반적으로 어떻게 하면 핫도그를 많이 먹을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고바야시는 어떻게 하면 핫도그를 쉽게 먹을 수 있을지로 새롭게 문제를 정의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해결책을 찾기 시작한다. 그가 보여준 방식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데, 대회 일정에 맞춰 위를 늘려 놓는다던가, 음식의 빠른 흡수를 위해 좀 더 근육질의 몸을 만들기도 했고, 실제 대회 중에는 빵을 물에 적셔 먹기 편하게 만들고, 위의 공간을 만들기 위해 먹는 중간중간 뛰는 모습도 보여준다. 물론 그가 기본적으로 푸드 파이팅에 적합한 신체를 타고난 것도 있겠지만, 어떤 문제를 다르게 보고 접근한 덕분에 기존 기록 대비 500% 를 상회하는 기록을 보여준 것이다.
문제를 새롭게 정의하라.
우리는 일을 맡아하다 보면, 반복되면 될수록 종전에 하던 방식을 고수하려는 유혹에 잘 빠지게 된다. 가끔 새로운 시도를 고민해보기도 하지만, 낯설기도 하거니와 혹 이런 시도를 통해 실수라고 하게 되면 책임 소재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포기하는 편을 택하게 됩니다. 이런 소극적이고 수비적인 태도는 결국 새로움에 대한 근본적 접근과 멀어지게 되고, 눈앞에 벽을 맞닥뜨릴 때마다 질끈 눈을 감고 그 자리에 멈춰 서게 만든다.
새롭게 문제를 정의하고 그 해결방법을 달리 보는 연습을 생활화하지 않는다면, 결국 누군가의 색다른 시도에 그간의 내 노력 모두가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있다. 눈앞의 장벽을 그저 낯설고 귀찮고 힘든 장애물로만 바라보지 말고, 나의 창의력을 시험케 하는 사안으로 바라보고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만 한다.
포스베리라는 미국의 한 무명 높이뛰기 선수가 1968년 멕시코 올림픽에서 이전의 정면 가위 뛰기와 반하는 배면 뛰기(등을 아래로 하고 뛰는 자세)를 선보였을 때 모두들 우려하거나 코웃음을 쳤는데, 결국 그는 당시 올림픽 기록을 세우며 우승을 하게 되고 이후 모든 높이뛰기 선수들은 포스베리의 자세로 경기를 수행하게 된다. 그저 하던 대로 열심히만 하다 보면, 계단식의 성장 밖에는 기대할 수 없다. 고바야시와 포스베리처럼 문제를 새롭게 살피고 다양한 시도를 쏟아넣음을 통해 진정한 스케일 업을 노려보자. 당신이 발견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좌충우돌한 그 방법이 언젠가 누군가에겐 전설로 기록되고 이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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