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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션

작은 몰입, 바쁠수록 최소 단위에 집중하라.

by Bookbybooks 2022. 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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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헝가리 출신의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몰입(Flow)이라는 책을 통해 현재하고 있는 일에 푹 빠져 시간이 정지된 듯 느껴지는 상태, 즉 몰입에 대해 다각적으로 다룬 바 있다. 이러한 몰입 상태는 뿌듯한 만족감을 안겨주는 동시에 신체 및 정신 건강을 증진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마이크로 마스터리란?

마이크로 마스터리는 작은 몰입만으로 충분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최소 단위의 과제를 뜻한다. 과제가 무엇이든 상관없다. 그걸 끝까지 완전하게 해내는 과정과 결과가 중요하다. 이를 해낸다는 건 그 자체로 완벽한 하나의 능력을 가졌다는 뜻, 이는 그보다 더 큰 능력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뜻이다. 마이크로 마스터리를 통해 지속적으로 작은 몰입과 성취를 맛본 사람에게는 무슨 일이든 적극적으로 해내는 의욕과 끈기가 생긴다. 빵 굽기나 페인트칠 등 일상의 소소한 기술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일과 삶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다. 부담 없이 천천히, 다양하게 시도하며 재미를 느끼고, 좀 더 유연하게 접근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뇌의 다감각적 뉴런에 호소하는 3차원 방식으로 학습하게 된다.

 

작은 몰입의 6가지 단계

저자는 마이크로 마스터리를 위한 작은 몰입의 6가지 단계를 그의 책 [작은 몰입]에서 제시한다. 첫째는 ‘입문 묘책’이다. 이는 순조로운 몰입을 돕는 진입로 역할을 하는데, 대단한 묘수는 아니나 동그라미를 그릴 때 팬을 쥐는 방법이라던가, 또는 오믈렛을 위해 달걀흰자와 노른자를 나누는 방법 등 말 그대로 좀 더 쉽게 시작을 돕는 방법을 말한다. 다음은 ‘쓰담쓰담-토닥토닥 장애’. 한 손으로 배를 '쓰담쓰담' 거리는 동시에 다른 손으로 머리를 '토닥토닥' 치는 것의 어려움에서 착안한 명칭으로, 마이크로 마스터리를 해내는 데 필요한 한두 가지 기능이 서로 부딪치는 상황을 말한다. 수동 기어 차량을 처음 운전하게 되면, 기어를 바꾸며 동시에 핸들을 조정하는 게 거의 불가능에 가깝게 느껴진다. 이럴 때 너무 급하게 서두르게 되면 뇌가 작동을 멈추게 되고 금세 포기하게 되는데, 이럴 때는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차근히 가장 작은 단위에 집중하며 풀어내는 것이 좋다. 이런 접근은 상충되는 두 가지 기량을 뇌리에 각인시키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세 번째는 ‘환경의 도움’이다. 몰입을 위해 보다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원을 그리기 위해 평소에 즐겨 쓰는 팬을 쓴다던지, 기타를 배우기 시작한 이가 본인에게 적절한 과제와 흥미를 유지시켜줄 수 있는 선생님과 함께 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리고 ‘보상’의 중요성을 들 수 있다. 마이크로 마스터리를 달성하기 위해선 작지만 확실한 성취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오믈렛을 만드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오믈렛을 그럴싸하게 만들어 접시에 담아 SNS에 올릴 사진을 찍거나, 누군가에 대접하고 칭찬을 듣는 등의 과정을 겪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자신 또는 타인에게 인정이란 보상을 받게 되고, 보다 더 실력을 키우기 위해 조금 더 몰입하기 위해 애쓰게 된다. 이는 다음 단계인 ‘반복 가능성’과 연결되는데, 마이크로 마스터리를 반복할 수 있으려면 재미가 있어야 하고, 하면 할수록 실력이 향상되는 것이 느껴져야 한다. 본인의 실력을 올리기 위해 계속 반복하고 또 반복하면서 자연스레 따라오는 경험치 덕분에 예전보다 더 큰 자신감을 덤으로 얻을 수 있게 되고 선순환의 고리를 가져갈 수 있게 된다. 마지막은 ‘실험 가능성’에 대한 부분이다. 사실 마이크로 마스터리의 세계에서는 결과를 위한 진도 따위는 큰 의미가 없다. 반복해서 오믈렛을 만들고, 원을 그리고, 글을 쓰면서 스스로 시행착오를 거치게 된다. 보다 더 재미있는 단계로 가기 위해선, 단순히 연습만 반복하는 것보다는 본인의 현 상황을 분석하고 이를 개선할 수 있는 실험을 설계해 시도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내가 경험한 작은 몰입

책을 읽으면서 내가 경험한 마이크로 마스터리인 ‘디제잉(DJing)’이 떠올랐다. 나는 취미 생활 중 하나로 디제잉이라는 걸 알게 되면서 ‘작은 몰입’을 경험한 적이 있다. 디제잉을 배워 아마추어 디제이로 활동했고, [퇴근 후 디제잉]이라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들어 회원 수가 3천 명이 넘는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으며, 그런 일련의 경험들을 모아서 [오늘부터 디제잉]이라는 책을 발간했다. 앞서 저자가 언급한 작은 몰입 6단계를 이 마이크로 마스터리에 적용시켜보면 다음과 같다. 내가 즐겨 듣던 음악들의 리스트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서(입문 묘책), 퇴근 후 디제잉 학원에 들러 디제잉 기본기를 배워가며 시행착오를 경험했고(쓰담쓰담-토닥토닥 장애), 좀 더 잘하기 위해 출근길, 퇴근 후 일정 시간을 확보해 항상 디제잉에 사용할 음악을 찾았고(환경의 도움), 몇 달에 한 번씩 파티에 참석해 남들 앞에 서 멋지게 디제잉을 선보였다.(보상) 그리고 좀 더 큰 무언가를 하고 싶어 온라인 그룹을 만들고 사람들을 모아서 세미나, 파티를 기획했고(실험 가능성), 몇 년간 반복해오면서 책으로 펴낼 수 있는 많은 에피소드들을 모우 게 되었다. (반복 가능성) 이런 과정 덕분에 정말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었고, 이제 디제잉 이외에 또 다른 작은 몰입 거리를 찾으려 즐거운 방황 중에 있다.

 

마치며

행복한 사람들은 이런저런 흥밋거리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새롭게 배우거나 시도하는 것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성공에 이르는 숨겨진 길은 무엇이든 흥미를 갖고 뛰어드는 방법을 다시 배우는 것이라고 한다. 책에서 저자가 언급한 다양한 마이크로 마스터리들을 활용해 또 다른 자아를 발견하고 키워 나갈 때, 우리는 보다 다재다능한 인간이 될 수 있고, 보다 깨어 있고, 보다 살아 있는 삶을 살아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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