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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션

나는 심플하게 말한다, 고로 존재한다.

by Bookbybooks 2022.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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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나는 심플하게 말한다'는 '10분 독서'로 유명한 이동우 님의 저서로, '말을 잘하는 방법'에 대해 저자의 주장과 의견을 전하는 책이다. 말을 잘하는 사람은 평소 본인의 생각이 머릿속에 잘 정리가 되어 있는데,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선 글쓰기 실력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나만의 이야기를 말이나 글로 풀기 위해선, 좋은 책과 글들을 꾸준히 읽고 끊임없이 생각의 꼬리를 물어가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당신의 관심을 얼마나 뺐느냐가 곧 돈이 되는 IT 모바일 세상 속에서 우리는 알게 모르게 생각할 시간을 잃어버리고 있다. 이동우 작가의 이번 책은 단순히 말하는 스킬에 대한 책이 아닌 우리의 정신의 뼈대를 구성하는 독서와 사유, 글쓰기에 대한 총제적인 방법론을 말하는 소중한 책이다.

1장 - 10가지 말하기 법칙

1) 최대한 말하지 말 것

2) 말하기 전에 손으로 적을 것

3) 듣기 좋은 상황을 만들 것

4) 세 가지만 강조할 것

5) 결론부터 말할 것

6) 틀렸을 땐 틀렸다고 인정할 것

7) 모르는 건 모른다고 말할 것

8) 토론할 때는 먼저 말하지 말 것

9) 나만의 말 이음 도구를 찾을 것

10) 이해하기 위해 쉬운 언어로 말할 것

 

위 10가지 말하기 법칙을 주욱 훑고 나면, 솔직히 처음 듣는 이야기는 하나도 없고 식상하기까지 한데, 저자의 부연 설명과 경험담 덕분에 10가지 법칙은 책을 읽는 내내 빛을 잃지 않고 자리를 잘 지키게 된다.  

 

어떤 이들은 말을 '많이' 하는 것과 말을 '잘'하는 것에 어떤 관계가 있다고 믿지만, 사실 말을 잘하기 위해선 상대의 말을 먼저 잘 듣는 게 우선이다. 그리고 '상대는 내 이야기에 큰 관심이 없을 확률이 크며', 동시에 내 말이 틀리거나 내가 잘 모르는 사안을 바로 잡고자 하는 용기가 함께 있어야 비로소 말을 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2장 - 요약정리

10가지 법칙을 다 알고 있어도, 내가 말할 내용을 제대로 요약하지 못한다면 시작부터 중언부언할 확률이 크다. 시간을 투자해 내용을 확실히 파악하고 남들에게 무엇을 전달할지 결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책을 소개하는 글을 쓴다면, 독자가 적어도 이 글을 통해 '내가 책을 고르고 읽는 시간을 줄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 

 

말하기는 기본적으로 글쓰기를 바탕으로 하는데, 깊이 생각하고 정리한 본인만의 진정성이 기저에 깔려있어야 한다. 깊은 사유를 바탕으로 한 글쓰기가 반복되면 전문성이 길러지며, 이는 점점 더 명확한 단어와 문장으로 표현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머릿속에 차곡차곡 쌓인 이 글들은 결국 구어체로 바뀌어 말로 나오게 된다. 따라서 말을 잘하기 위한 첫 번째 작업은 내용의 요약정리다.

 

그저 원 저작물을 복붙 하는 수준의 단순 정보 모으기는 본인의 지적 역량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요약정리가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이는 책에 긋는 밑줄부터 시작된다. 책 전체가 아닌 밑줄을 통해 책의 요점이 파악되도록 표시하며, 그런 흔적들을 직접 노트에 손수 적는 것이 중요하다.

 

3장 - 맥락 파악은 핵심을 찾는 것이다.

맥락을 잘 파악하는 사람은 앞으로 많은 주목을 받을 수 있다. 예전 비즈니스 영역에서는 단순, 난해성 영역에 속하는 문제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복잡성과 혼돈 영역의 문제가 더 많아지는 추세라고 한다. 단순, 난해성 영역은 이른바 고학력자를 채용하는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으나, 복잡성과 혼돈 영역은 그렇게 해결하기 난망하다. 복잡성 영역의 문제는 시간이 한참 흐른 후에야 인과관계를 파악할 수 있고, 혼돈 영역은 이조차도 쉽지 않다고 한다. 무엇이 맞고 틀린 지가 불확실해지는 시대, 제대로 된 판단을 위해선 맥락을 파악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필수적이다. 

 

저자는 독서량을 통한 맥락 파악력을 늘리자고 이야기한다. 다독은 독자의 집중력을 높여줄 수 있는데, 독서라는 행위 자체가 멀티 태스킹을 힘들게 하고, 책 읽는 행위 그 자체에만 에너지를 쏟게 만든다. 그리고 다양한 분야에 책들을 접하면서 다른 주장을 인정하고 배려하는 유연한 자세를 기를 수 있다. 본인이 무엇을 알고 또 모르는지, 즉 메타 인지를 높여 더닝 크루거 효과(최하위 성적을 받는 사람일수록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것)에 빠지는 걸 방지한다. 

 

혹자는 모바일 포털에 널려있는 많은 글을 읽는 것으로 독서를 대체하려고 하지만, 저자는 포털에 있는 글을 통해서는 절대 맥락을 읽어내는 능력을 키울 수 없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해당 콘텐츠들은 대부분 너무 짧고, 자극적이며, 글을 쓴 이유가 불명확한 단점을 가지고 있다. 클릭 수에만 목숨을 건 그런 텍스트들 속에선 우리를 놀라게 하는 통찰을 찾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저자는 맥락을 찾는 방법은 세 가지 방법을 언급하는데, 객관적인 기준점을 찾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는다. 항상 내 생각과 다른 의견이 나타날 수 있음을 알아야 하고, 상반된 내용이 서로 부딪힐 경우엔 객관적인 증거를 확보해 담론 싸움을 시작해야 한다. 두 번째로 종결 욕구를 극복하라고 말한다. 종결 욕구는 어떤 사안에 대해 시간을 들여 고민하는 것보다 빠른 결정을 내리길 원하는 자연스러운 인간 욕구 중의 하나인데, 불안한 상황을 빠르게 모면하기 위해 창의력을 낮추는 상황까지 벌어진다고 한다. 종결 욕구를 이겨내고 참을성을 가지고 완전한 답을 찾을 때까지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은 자기 신뢰로서, 그 누구의 의견에도 치우치지 않고, 남들이 제시하는 기준과는 다른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해석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4장 - 단순한 삶을 위한 집중

 아무리 자료를 정리하고 맥락을 파악한다고 해도 이걸 내 것으로 만드는 노력이 없다면 시간 낭비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부보단 외부의 자극에 반응하고 행동하는 경향이 큰데, 소셜미디어가 일상 속으로 침투하면서 이런 경향은 극으로 치닫고 있다. 내면의 충만함이 아닌 외부에 나를 드러냄으로써 위안을 얻고 지나친 에고의 성장으로 긍정적 사고를 넘어 과대망상으로까지 자신을 밀어붙여 기력을 소진시킨다. 

 

소셜미디어들은 경쟁적으로 타임라인 통해 현대인들에게 끊임없이 '어떤 정보를 보느냐가 나의 경쟁력을 결정한다'라는 생각을 주입시킨다. 이는 중독으로 이어져 불필요한 행위에 내 주의력과 시간을 소비케 한다. 우리는 선별된 정보를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도록 내 삶을 통제해야 하며, 내가 생각할 수 있는 틈을 만들어줘야 한다. 

 

저자는 '매주 한 권을 읽고 공유하기'를 선언한 이후 본인의 라이프사이클을 여기에 맞춰 버린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모임은 가급적 피하고, 멀티태스킹을 불허하며, 소셜미디어도 아예 끊어버렸다. 그렇게 확보된 시간을 이용해 충분한 수면을 취하며 침묵을 통해 사색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5년간 매주 책을 읽고 정리하며 맥락을 파악하는 작업을 이아왔고 이는 오롯이 저자만의 핵심 역량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중립적이고 수동적인 입장에 서있지 말고, 항상 좋은 결과를 이끌고 올바른 행동을 하게 하는 선택지를 자기 자신에게 제시할 줄 아는 선택 설계자가 되라고 말한다. 혼자 생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꾸준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몸의 근육만큼이나 머릿속의 근육을 키워야 한다고 재차 언급한다. 

 

5장 - 종이에 펜으로 직접 적자

 무언가를 읽었다면 내용을 요약하고 맥락을 파악하기 위해 노트를 펼치고 펜으로 손수 적어 보자. 글쓰기는 집중력을 길러주고,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도 함께 길러주는데, 저자는 지난 5년간 약 1000시간 정도를 글쓰기에 투입한 결과, 강의 대본으로 단어 몇 개만 기록해두는 정도로도 큰 문제없이 진행이 가능한 수준까지 이르렀다고 말한다.

 

저자는 점점 더 중요해지는 글쓰기 능력을 이야기하며, 이는 특히 회사원들의 필살기 중 하나가 될 것이라 말한다. 보고와 회의로 모든 일이 진행되는 회사 조직에서 글을 이해하고 다룰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과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게 되는 건 너무나 당연하며, 현재 비즈니스의 서사 구조를 이해하고 맥락을 파악하는 동시에 상황에 대한 비판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능력을 함께 키울 수 있다. 

 

말하기는 곧 글쓰기와 다름 아니다. 말과 글은 모두 내 머릿속 생각을 통해 시작된 것이며, 이를 얼마나 명징하게 직조해내는 가로 그 사람의 수준이 판가름 나게 된다. 몸에 붙은 군살을 빼기 위해 졸린 눈을 비비며 출근 전 트레드밀에 오르고 덤벨을 드는 것처럼, 생각을 위한 시간 역시 기필코 만들어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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