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좋은 습관 연구소에서 나온 ‘좋아하는 일을 끝까지 해보고 싶습니다.’라는 책을 읽었다. 이 책은 10년 차 영한 번역가 김고명 님의 이야기였는데, 생각보다 자세하고 꼼꼼하게 번역가의 삶에 대해 적어주셔서 읽는 내내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나 역시 한 때 영상 번역가가 되고 싶어 학원 수강도 하고 몇 차례 번역을 시도했었고, 대학원 시절에는 논문 번역 알바도 몇 차례 했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번역 일을 하면 할수록 내 영어 실력의 절대적인 부족과 번역 작업에 투자할 절대적인 시간의 부족 등이 발생하며 결국 멈출 수밖에 없었는데, 이번 책을 보면서 예전 생각도 나도 나 역시 글쓰기에 많은 관심이 있기에 저자의 이야기가 훨씬 더 사실감 있게 다가왔음을 고백한다.
번역가는 영어만큼이나 한국어를 잘 해야 한다.
사실 번역가는 두 가지 언어에 거의 능통해야 하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영어 원서를 번역한다고 했을 때 영어 문맥에 대한 이해와 함께, 이를 한글로 번역했을 때 현시점에 국내에서 잘 이해될 수 있을 적절한 단어를 찾고 표현한다는 건 말처럼 쉽지 않을 거다. 우선 영어 실력이 중요한데, 거창하게 시작하기보단 어린 왕자와 같은 짧지만 좋은 내용을 가진 원서를 하나둘씩 읽으면서 맷집을 키우길 권한다. 쉬운 원서를 하나 둘 읽으며 쌓이는 성취감을 재료 삼아 좀 더 두껍고 무게감 있는 원서를 정복해 가며 영어 실력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길 응원해준다. 다름으로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을까에 대해 저자는 이에 대해 본인의 습관을 이야기하는데 우선 블로그를 개설하여 본인의 손으로 본인의 글을 작성하길 추천한다. 횟수는 적어도 일주일에 3번 이상은 써야 하며, 한 번에 적어도 열 문장 이상은 쓸 수 있도록 노력해보길 권한다. 백지 위에 글을 쓴다는 게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부담감을 내려놓고 하다못해 일기 형태라도 좋으니 꾸준하게 써보라고 한다.
번역가의 삶을 충실히 채우기 위하여.
번역을 하면서 저자는 일종의 덕질처럼 번역을 바라봤다고 말한다. 본인의 번역으로 인해 누군가가 도움을 받고 응원해주는 것에 자신감을 얻었고 이를 동력으로 삼아 계속 이를 이어갈 수 있었다고 말한다. 아이돌을 덕질하는 것처럼 본인 역시 번역하는 대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최선을 다해 에너지를 쏟았다. 또한 단순히 번역 작업만 해서는 번역의 질의 상승을 보장할 수 없으니 일종의 스터디 그룹과 같은 곳에 참여하여 글쓰기 공부도 지속적으로 가져가길 권했다.
또한 글을 쓸 때는 늘 하한선과 상한선을 정하고 매일 20분이라도 정해진 곳에서 정해진 만큼을 써낼 수 있도록 훈련해야 한다고 했다. [최소노력의 법칙]에서 말하는 것과 비슷한 조언이었는데, 25분의 타이머를 맞춰 연습하는 뽀모도로 기법을 상기시켜주며 꾸준한 글쓰기의 필요성과 그 효과에 대해 본인의 경험담을 허심탄회하게 이어나갔다.
번역가를 넘어 작가를 꿈꾸자.
저자는 본인이 번역가를 넘어 작가가 되기 위해 꾸준히 글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본인의 책상을 미니멀 하게 유지하고 글쓰기 위한 최소한의 도구만 비치해 언제든 번역 작업과 창작에 몰두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꾸준한 생산을 위해 운동 역시 빼먹지 않았는데, 운동이 없었다면 피로를 풀지 못해 마감을 많이 놓쳤을 거라 말한다. 또한 본인만의 번역 습관에 매몰되지 않기 위해 번역할 책과 비슷한 국내 작가 책을 찾아 읽어보고, 번역을 하기 전 5~10분 정도 필사하고 관련 영상을 시청하는 등의 노력도 꾸준하게 기울이고 있다. 그리고 다양한 좋은 표현을 확인하기 위해 매일 책, 기사, 커뮤니티 글을 꾸준히 읽고 좋은 표현은 모아서 기록해서 언제든 활용할 준비를 해두는 모습도 보여준다.
마치며
10여년 간 번역 업계에서 노력한 저자 역시 본인은 아직 번역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며, 그런 본인이 누군가에게 번역 관련 내용을 가르쳐도 되는지가 두렵다며 일종의 사기꾼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자기 글을 평가받는 게 두려워 한동안 창작 활동 역시 쉽게 하지 못했던 적도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번역과 글쓰기로 저자는 지금까지의 본인의 삶을 만들어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란 다짐으로 책을 마무리한다. 나 역시 이 책을 보면서 습관과 열정의 관리가 중요함을 다시금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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