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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션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미디어 상점” 츠타야

by Bookbybooks 2022. 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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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지적 자본론이라는 책을 통해 한 때 츠타야 신드롬이라는 게 널리 퍼졌던 적이 있다. 판매하는 곳이 아닌 라이프를 제안하는 공간으로 포지셔닝한 츠타야 서점은 일본 전역에 각기 각색의 브랜딩을 하며 자리 잡았고, 도쿄에서 꼭 가야 할 곳, 가고 싶은 곳 등으로 여러 사람들이 입에 오르내렸다. 나도 예전 일본 여행 때 우연히 츠타야 서점 중 한 곳을 들린 적이 있었는데, 단순히 서점으로 생각했던 나의 어리석음을 강하게 채찍질했던 기억이 난다. 이런 서점과 브랜딩에 대해 한 번 더 세심하게 훑은 책이 나왔는데 바로 ‘츠타야, 그 수수께끼'이다.

 

미디어 상점, 츠타야.

 책에서는 츠타야를 만든 마스다 무네아키의 이야기를 줄곧 들을 수 있는데, 그는 서점이란 공간을 일종의 플랫폼으로 보고 고객 스스로 편집권을 가지는 시대에 맞춰 서점 역시 선택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고객들은 스스로 정보를 검색하기 시작했고, 자신의 취향에 맞게 편집하기 때문에 눈앞에 보이는 다양한 콘텐츠를 보며 어디에도 없는 ‘나다움'을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점점 더 강해진다고 보았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는 ‘공급 능력'의 강화가 아닌, 고객의 수요를 더 끌어올 수 있는 그런 능력에 대해 더욱더 연구해야 함을 강조했다. 단순히 책만 팔기만 한다면 이는 아마존에 절대 이길 수 없다. 츠타야는 책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생활을 제안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기획은 고객의 가치를 높이는 것.

 그렇다면 츠타야를 만든 무네아키가 생각하는 기획이란 무엇일까? 그는 기획은 고객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기획을 하는 회사는 ‘고객 가치를 확대해나가는 회사’라고 정의할 수 있는 것이다. 책 속에서 이 부분을 계속해서 강조하는데, 기획의 본질은 세상에 없는 아이디어나 발상을 이끌어 내 구체화하는 것이며, 결국 사람들에게 행복이나 풍족함을 가져다주며 나아가 고객과 시장을 창조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좀 더 첨언하자면 일반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 질문하고 이를 생각으로 이끌어 내어 사업화하는 것이 기획인데, 단순이 일의 연장이나 과거 사례의 답습으로는 절대 좋은 기획을 만들 수 없다고 말한다. 결국 기획자의 감각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 기획자를 꿈꾸는 사람 역시 본인의 감각을 계속 벼리기 위해 성장을 목표에 두고 움직여야 한다고 언급한다. 자기가 이해할 수 있는 영역의 바깥, 즉 자신의 능력보다 더 높은 곳을 도달하기 위해 노력해야만 다음 단계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성공은 멋진 기획의 누적으로 만들어진다.

 사업적(또는 직업적)으로 본인의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일반 사람들의 이해 영역 바깥에 있는 기획을 일반인들의 이해 수준으로 가지고 들어와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기획자가 해당 영역에 대한 공부와 심도 깊은 이해가 필요한데, 일반인들에게 통하기 위해선 더욱더 쉽고 직관적으로 소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하나의 기획을 정확하게 성공시키면 그 기획자에겐 일종의 신뢰 자산이 생기는데 그렇게 하나둘씩 신뢰 자산을 쌓다 보면 많은 이들이 주목하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결국 그 사람의 발언에도 힘이 생기고 다음 프로젝트의 진행에 있어서도 많은 기대와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돈이라는 것 역시 단순히 벌고 싶다고 해서 벌 수 있는 게 아니라, 돈을 벌고자 하는 사람이 사회적으로 의미가 있는 고객 가치를 만들고, 이를 적절한 비용으로 실현했을 때 비로소 이익이 남게 되는 구조임을 이해해야 한다. 어떤 사업 분야에 처음으로 발을 디딜 땐 적자가 있을 수 있지만 앞서 말한 신뢰 자산을 쌓아 감으로써 과점화를 통한 성공을 떠올려 볼 수 있다.

 

마치며

 책에서 자유에 대해 흥미로운 발언이 나오는데, 자유란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아니며, 해야만 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자유라고 말한다. 무네아키 역시 예전부터 늘 자신의 한계를 알고 자신을 갈고닦으면서 한계를 넘으려 했기에 츠타야라는 희대의 히트 상품이 나오게 된 것이다. 저자는 성장이란 직선 주로를 달리는 게임이 아니다. 정점을 향해 둘레를 따라 계속 빙빙 돌아가며 올라가는 것이라 설명한다. 본인이 기획한 콘셉을 끊임없이 생각하고 가능한 콘셉트를 선택하는 것, 그리고 본인의 가치관을 충분하게 공유한 채 현장의 인원들을 믿고 맡기는 것. 츠타야라는 브랜드를 만드는 여정을 돌이켜보면 한 편의 경영 그 자체였음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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