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출근길에 만난 금일 롱블랙 노트는 여러모로 내게 많은 영감을 줘서 정리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 고미야마 사장 본인의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창업한 회사, 코미(Komy)가 어떻게 성공했고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가질 수 있었는지를 여러 가지 면에서 다뤄준 감사한 기사이다.
30분의 아침 조회와 30번의 질문
실제 아침 조회를 한다는 것 자체가 약간 올드한 무언가 인데 (실제 중소기업에 아침 조회를 경험해본 입장에서 이만큼 비생산적인 행위가 없긴 했다.), 30분 동안 자사의 제품에 대한 질문으로 깊게 끌고 들어간다는 게 참 이색적이었고, 이게 얼마만큼 직원들에게 와닿을까도 궁금했다. (그리고 그게 30분으로 가능할까 싶기도 했다.)
자사 제품이 설치된 곳을 정기적으로 방문해서 조사하라
'실제 이용자의 의도를 파악해야 독자성을 기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사장의 생각과 이를 구체적으로 직원에게 전달하기 위해 설정한 액션 중에 하나가 무작위 방문 조사였다. 제품 판매 이후 A/S(또는 추가 판매)의 목적이 아닌 무작위 방문 및 조사라니. 제품 사용 후 문제가 있는 곳에 배정받은 직원보다, 멀쩡하게 잘 쓰고 있는 곳을 방문한 직원들이 이후 조사 내용을 서술하기 힘들지 않을까 싶기도 했고 대외 비긴 하겠지만 그 내용이 궁금해지기도 했다.
제품 무상수리와 무상 체험(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정책
제조사에 근무해본 사람들이라면 느끼겠지만 무상 수리와 무상 체험이라는 게 어지간한 제품 퀄리티에 대한 신뢰와 회사 자금력이 견실하지 않으면 진행하기 쉽지 않은 정책이다. 또한 경쟁사도 마음만 먹으면 비슷하게 따라 할 수도 있기에 자칫 잘못했다간 손해만 보고, 체리피커들만 대거 양산할 수도 있다. 해당 인터뷰에서 고미야마 사장은 '회사의 이익보단 정말 쓸모 있는 제품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컸기에 이 정책을 썼다.'라고 말하는데, 제품과 관련 서비스를 제공함에 있어 타사와 다른 본인들만의 정의가 얼마나 달랐는가를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FF 거울의 탄생
이 일화에서 코미 회사 내부의 의사 결정 구조의 매끈함을 볼 수 있는데, 직원(경영진)의 질문에서 시작된 제품 구상을 사장이 빠르게 받아 반응했고, 니즈가 있을 법한 납품(판매) 예상처에 심지어 무상 제공으로 확실한 기회를 선점한다.
덕분에 국내 판매 및 판매 포트폴리오를 채울 수 있었고, 해외로 진출하게 되며 글로벌 회사의 거절 피드백 역시 오랫동안의 제품 개선으로 결국 구매처로 바꾸는 저력을 보여준다.
정녕 일할 때 즐거운 회사인가
고미야마 사장은 '직원이 일할 때 즐거운 회사이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질문의 재미를 아는 직원이라면 이곳에서 정말 즐겁게 일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업 사원들마저 매출 목표 대신 고민을 통한 문제 해결에 집중하라는 방침을 전달했다고 하니 '경쟁 대신 창조'에 에너지를 쓰겠다는 사장의 말이 허풍이 아님을 느낄 수 있었다.
코미는 공공의 안전에 기여하는 회사
인터뷰 말미에 코미의 야심에 대해 말하는데, 이들은 편리한 거울을 만드는 회사를 넘어 사회의 안전을 책임지는 기업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한다. 어쩌면 이제야 코미야마 사장이 꿈꾸던 사업을 시작하게 된 건지도 모르겠다. 좋은 제품으로 세상을 좋게 만드는, 연구의 즐거움과 과정의 기쁨을 통해 세상에 이바지하는 기업으로서의 변신 말이다. “거울을 만들지 않아도 코미의 기업 철학은 여전합니다. 우리는 좋은 제품으로 세상을 좋게 만들고 싶어요. Qi 센터는 그 시작입니다. 연구하는 것의 즐거움을 깨닫고 과정의 기쁨을 통해 세상을 이롭게 만드는 더 나은 제품이 탄생하기 위해 저는 끝까지 노력할 것입니다.”라는 고미야마 사장의 말이 한 번 더 훅하고 들어온다.
마치며
결국 질문하고 고민하는 힘이 중요한 게 아닌가 하는 당연한 명제가 떠오르며, 본인이 그런 자세로 일하며 관련 증거를 꾸준히 남길 수만 있다면 누군가는 알아봐 준다는 믿음 또한 가지게 된다. 그저 하나의 일을 오랫동안 하는 게 장인 정신이 아니라, 본인의 일에 대해 고민하고 끊임없이 개선하며 세상에 도움 되는 방향을 고민하는 것이 이 시대가 원하는 장인 정신이 아닌가 싶다. 나 역시 코미야마 사장의 말대로 경쟁보단 창조에 내 에너지를 아낌없이 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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