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우리의 빅 윌리, 윌스미스 자서전 윌(Will)

 

프롤로그

 재기 넘치는 말 주변에 깔끔한 외모, 게다가 출중한 연기력까지 가진 배우 윌 스미스.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라는 영화에서 처음 그를 만났고, 이후 맨 인 블랙, 인디펜던스 데이와 같은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그를 계속 볼 수 있었다. 이후 그가 힙합 음악을 하던 뮤지션이라는 사실을 알았고 관련 음반도 모와가며 힙합 뮤지션으로서도 팬이 되었다. 최근 발간된 그의 자서전 윌에 대한 소식을 듣고 구글링 해보니 '신경 끄기 기술'의 저자 마크 맨슨이 함께 집필에 참여했다는 소식이 들렸고, 굿즈를 사는 마음으로 책을 사서 읽기 시작했다.

 

벽돌 쌓기와 힙합

 그의 아버지는 여러 사업을 하면서, 어릴 적부터 윌 스미스를 포함한 자식들에게 가게 일을 도맡아 시켰는데, 윌 스미스는 자서전 첫머리에 이런 작업이 너무 싫었지만 지나서 생각해보니 그의 아버지 덕분에 인생의 가르침을 체득할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인정하기 정말 싫었지만 나는 아버지가 했던 말이 무슨 뜻인지를 알 수 있었다. 벽에 정신이 팔렸을 땐 완공은 절대 불가능한 일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벽돌 하나에만 집중하자 모든 게 쉽게 풀렸다. 벽돌 하나만 완벽하게 쌓으면 된다는 걸 알아차린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매일같이 일어나 콘크리트를 섞고 또 다른 벽돌을 쌓았다. 그러므로 당신이 무슨 일을 겪고 있든, 여기 당신 앞에 또 다른 벽돌이 놓여 있든 당신은 쌓아 올리기만 하면 된다. 유일한 문제라면 과연 당신이 자리에서 일어나 벽돌을 쌓을 ‘의지'가 있는가이다.

 그의 학창 시절은 힙합 음악이 태동하던 시기였고, 그 역시 랩의 매력에 빠져 주야장천으로 가사를 적고 연습하게 된다. 이후 전설적 DJ로 추앙받는 재지 제프라는 친구를 만나 함께 프레시 프린스라는 팀을 만들고 그의 뮤지션으로서의 포텐셜을 폭발시킨다. 랩이라고 하면 육두문자와 거친 단어가 난무하는 거리의 시라는 느낌이 강한데, 윌 스미스는 클린 한 가사로 대중적 인기와 마니아들의 비난을 동시에 받게 된다. 욕설이 없는 그의 랩 역시 상당한 수준이었지만, 한편으론 왜 남들처럼 하지 않을까라는 개인적인 궁금증이 있었는데, 책에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말은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보는지, 서로를 어떻게 대하는지, 세상을 어떻게 항해하는지에 대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말은 사람을 일으켜 세울 수도 있고, 무너뜨릴 수도 있다. 그날 밤 나는 내 말을 다른 사람들에게 힘을 주고, 상처주기보다는 돕고 싶다고 결심했다. 나는 단 한 번도 랩으로 욕을 한 적이 없다. 그리고 나는 그 선택 때문에 몇 년 동안 비난도 받고 욕도 먹었다. 그러나 동료들의 압력은 할머니의 압력과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그의 할머니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늘 윌 스미스를 응원했고 그가 좀 더 똑똑하게 세상을 살아가길 응원한 걸로 유명했다.)

랩 연습을 포함해 그는 본인이 관심을 가지는 어떤 행위를 잘하기 위한 노력에 집착하는데, 이후 배우로서 활동할 때도 그의 학창 시절의 이런 생각들이 많은 영향을 주었을 거라 생각된다.

내면의 힘과 자신감은 통찰력과 숙련도에서 탄생한다. 어떤 것을 이해하거나 어떤 것을 잘할 때 힘이 솟고, 뭔가 선보일 수 있다는 느낌이 든다. 나만의 독특한 기술과 재능을 적절히 길렀을 때, 세상에 나가 교류하는 것이 흥분된다. 내가 폴을 통해 배운 것은 어떤 일을 잘하면 폭풍 속에서도 침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것이 일시적인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나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했다. 내가 잘한다는 것도 알았지만, 더욱 노력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노력 없이 그냥 찾아오는 게 아니었다. 쟁취하기 위해 직접 움직여야 했다.

유명세를 겪으면서

 그는 뮤지션으로서 성공하며 많은 돈을 손에 넣지만 이후 목표점을 잃고 방황하게 된다. 그 이후 연기자로 변신하며 다시금 본인의 가능성을 활짝 꽃 피우게 되는데 자서전을 통해 그는 삶의 각 단계마다 만나게 되는 혼란스러움을 어떻게 잘 극복하고 해쳐나갈 것인지, 변화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하는 지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지만 현실은 이렇다. 산다는 것은 모르는 것에서 아는 것으로 가는 여정이다. 무지에서 시작하여 앎으로 가는 것, 그게 인생이다. 혼란스러움은 명확함이 된다. 이 우주는 우리를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태어나게 하고, 당황스러워하다가 마침내 한 인간으로 자리를 잡게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문제를 해결하기 마련이다. 인생은 배움이다. 그게 다다. 무지를 극복하는 것이 인생이라는 여행의 핵심이다. 태어나면서부터 아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불확실성으로 과감히 들어간다는 건, 우리의 어두운 무지에 빛을 비추는 것과 같다.... 인생은 학교와 같지만 중요한 건 학교에선 수업을 받고 시험을 친다는 것이며, 인생은 시험을 겪어야 배움을 얻는다는 것이다.

변화는 무서울 수 있지만, 완전히 피할 수 없다. 일시성은 우리가 진정으로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다. 만약 끊임없이 요동치는 삶의 변화에 적응하기를 꺼리거나 아예 적응할 수 없다면, 지금 여기 있는 것 또한 즐길 수 없다.

 이후 영화배우로 범위를 확장하고 할리우드가 인정하는 히트 배우로서 많은 작품들에 참가하기 된다. 그중 무하마드 알리의 일대기를 그린 '알리'를 찍게 되는데 그는 이 작품을 통해 그저 인기 있는 한 배우가 아닌 전설을 연기하기 위해 정말 전설처럼 행동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느꼈다고 말한다.

 명확한 목적은 성공의 강력한 초석이다.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아야 삶에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 모든 말, 모든 행동, 모든 연관성을 정확하게 선택하고 활용하여 당신이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 무엇을 먹고 언제 자고, 어디를 가고, 누구와 이야기를 나누는지, 누구와 대화를 하고 싶은지, 누구와 친구가 되고 싶은지 등 이런 모든 것들이 내가 원하는 가장 커다란 야망을 향해 나아가는 길이 되는 것이다.

가족의 해체와 결합을 겪으며

 연예인들의 화려한 삶 속엔 항상 우여곡절이 함께 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윌 스미스 역시 늘 행복하고 완벽하지만은 않았다. 늘 화제의 중심에 서서 더 좋은 작품을 선택하고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가족의 서운함까지 다 챙기기엔 부족함이 없지 않았으리라. 그는 첫 결혼에서 이혼을 경험했고, 두 번째 역시 이혼과 다름없는 별거를 경험했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그는 늘 가족을 지키고 싶어 했고 첫 번째 부인이 낳은 자녀와 두 번째 부인과의 자녀들 모두를 아끼고 또 사랑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한다. 자서전 말미에 심리 치료를 받으며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에고를 깨닫고 상쇄시키기 위해 오랫동안 노력했음을 고백한다.

욕망은 개인적이고, 좁고, 뾰족하며, 자기 보호, 자기만족, 그리고 단기적인 이득과 쾌락을 지향하는 경향이 있다. 목적은 타인의 이익을 포괄하는 보다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비전이다. 즉, 자신의 외적인 것과 기꺼이 싸워야 하는 것을 위함이다. 인생을 살며 나는 욕망에 의해 행동하면서도 그게 목적이라며 나 자신을 속였다.

욕망은 더 강력한 엔진이나, 목적은 삶의 피할 수 없는 고통을 상황별로 해석하고 그것들을 의미 있고 가치 있게 만드는 방법을 가지고 있다. 빅터 프랭클의 말처럼 어떤 면에서 고통은 희생과 의미가 같아지는 순간, 멈춘다.

마치며

 55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을 지난 한 달여간 두고 읽으면서, 윌 스미스는 역시 윌 스미스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그가 대중에게 보여주는 수다스럽고 밝은 모습도, 평소 보지 못했던 어둡고 축축한 모습도 책을 통해 함께 볼 수 있었다. 태어나서 50살 정도가 된 시점까지의 이야기를 이번 자서전에 옮겼다면, 어쩌면 남은 몇십 년에 대한 이야기를 전할 다음 책도 나오지 않을까 하는 재미있는 상상도 함께 남겨본다. 늘 삶의 굴곡을 넘기 위해 노력했다는 그의 이야기를 전하며 글을 맺는다.

나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주님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들을 우리의 최악의 공포 반대편에 두셨다는 것을 깨달았다. 만약 우리가 우리를 가장 심각하게 불안하게 하는 것들 앞에 서지 않고, 보이지 않는 선을 넘어 공포의 나라에 발을 들여놓지 않는다면, 우리는 삶이 제공하는 최고의 것을 경험하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두려워하는 모든 것들을 공격하기 위해 의식적 노력을 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