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유튜브를 보다 보면 가끔 홀린 듯 인터뷰 영상들을 연달아 볼 때가 있다. 내 손가락을 멈추게 하는 것들은 요즘 세간을 떠들썩하게 하는 셀럽이나 명사들의 그것이 아니라, 인터뷰를 진행하는 인터뷰어에 능력에 달려있다. 가끔 동일한 인터뷰이에 다른 인터뷰어가 진행한 콘텐츠를 연속해 보는 경우도 있는데, 인터뷰어가 얼마나 그 대상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질문을 준비하느냐에 따라 상대방(인터뷰이와 그걸 보는 나)이 느끼는 울림은 천지차이다.
존 시나의 인터뷰 영상(by 천재 이승국)
'천재이승국'이라는 유튜버가 있는데, 개인적으로 분노의 질주 8편에 출연한 '더 락' (드웨인 존슨) 과의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되었고, 이후 그분의 인터뷰를 연달아 보게 되었다. 이 분의 인터뷰는 언제나 상대방에 대한 존중(더 정확히는 팬심)을 바탕에 깔고, 그간 그 사람이 걸어온 필모를 중심으로 한 질문을 던지는데, 영화 홍보를 위해 수 백번의 인터뷰를 진행하는 할리우드 스타들이 격찬을 할 정도로 대단한 인터뷰를 보여준다.
글에서 다룰 인터뷰는 '범블비'라는 트랜스포머 유니버스의 스핀오프 작품에 출연한 '존 시나'의 인터뷰인데, 이승국 님은 존 시나에게 어떻게 작품을 선택하는 가에 대한 질문을 연달아 던졌고 이에 대한 존 시나의 대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 나는 특정 역할을 찾는 게 아니다. 물론 그런 도전은 의미 있을 수 있지만, 특정 역할만 찾다 보면 완벽한 역할을 만나도 스토리가 별로일 수 있고, 열정이 없는 제작진을 만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자신의 배역에는 보람을 느낄 수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자신이 출연한 작품에는 자부심을 가질 수 없게 된다고 생각한다."
"... 내가 작품을 선택하는 첫 번째 방식은 내 스스로 도저히 내려놓을 수 없을 정도로 흥미로운 내용이 담긴 좋은 대본을 찾는 것이며, 다음으로는 그 소재에 대해 당신만큼 열정을 가진 사람과 함께할 수 있는지이다. 나와 함께 작품을 작업할 그 사람들이 과거의 어떤 경력을 가졌는지 보단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느냐가 더 중요하며, 이런 두 가지 기준으로 작품을 선택하면 촬영도 즐겁고 이후 홍보를 다닐 때에도 지치지 않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언론과 예비 관객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
직업을 선택함에 있어
요즘 나는 예전과 현재 그리고 미래에 내가 일하고 싶은 회사에 대해 고민해보는 중이다. 그런 과정 속에서 이 인터뷰를 봐서 그런지 몰라도 존 시나의 이 이야기를 보자마자 종이에 적으며 몇 번이고 훑어보곤 했다. 나는 과연 내가 하고 싶은 직무에만 몰두해 있는 건지, 아니면 완벽한 회사와 구성원을 찾고 있는지 말이다. 존의 말처럼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에만 집착하게 되면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 회사에 속해, 더 열정적인 이들과 일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열심히 일을 하면서도 스스로와 주변인들에게 회사에 대해 자신 있게 말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출근길에 가슴이 두근거리고 퇴근길에 뭔가 내일이 기다려질 수 있는 그런 곳, 나 만큼이나 회사를 사랑하고 열정 넘치는 모습을 가진 이들이 함께하는 곳, 그런 곳을 찾고 또 찾아야 한다. 그런 곳에 합류해 일하게 된다면 일할 때도 쉴 대도 스스로 지치지 않고 열정적인 모습을 스스로와 주변에게 보여줄 수 있게 되지 않을까.
마치며
종종 영화배우 A가 놓친 작품에 B가 대타로 출연하게 되었는데, 그 작품이 대박이 터져 B가 슈퍼 스타가 된 일이라던가, 대단한 캐스팅임에도 작품 자체가 흥행은 커녕 손익 분기점도 넘기지 못하고 망작으로 평가되는 경우를 목격하곤 한다. 그만큼 영화배우가 작품을 선택한다는 것은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나 역시 회사와 내 일을 선택하고 매일을 쌓아가는 것이 내 인생을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 늘 생각하고 더 나은 선택을 위해 고민해야 한다.
아직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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