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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스텐딩 코미디 시리즈를 보며 프롤로그 무대 위에 홀로 선 채로 핀 조명 하나와 마이크 한 개에 의지하며 수많은 청중들을 마주한다. 관객들은 무대의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집중하며, 순간순간 스치듯 터지는 펀치라인에 웃음으로 화답한다. 무대의 호스트는 본인의 직접 보고 듣고 만들어낸 이야기 만으로 1시간이 넘는 시간을 오롯이 채우고 내려간다. 넷플릭스와 유튜브의 알고리즘이 인도한 스텐딩 코미디는 언제부턴가 나의 시간을 갉아먹는 즐거운 취미가 되고 있다. 준비된 웃음 처음 스텐딩 코미디를 보게 되면 모든 게 다 즉흥적인 애드립으로 보인다. 그런데 아무리 날고 기는 코미디언이라 해도 1시간이 넘는 시간을 준비 없이 버틸 재간이 있겠는가. 물론 한 두 번 정도는 순전히 본인의 개인기로 넘길 수도 있겠지만, 미국 전역과 해외를 돌며 공연을 할.. 2022. 3. 23.
감각을 기르는 방법, 퀸즈 갬빗을 보고. 프롤로그 언젠가부터 '절약'과 '검소' 등이 삶의 우선순위가 되고, 그전까지는 숨 쉬듯 함께하던 내 주변에 여러 가지 것들을 살펴보고 줄이기 시작했다. 즐겨보던 스트리밍 서비스도 잡지도 구독을 끊었고, 예쁘거나 호기심에 구매하던 쇼핑몰도 앱 자체를 지워버렸다. 결론적으로 나아진 내 주머니 사정과 반대로 예전에 느끼던 '감각'은 다소 둔해짐을 느꼈다. 공짜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지만, 내가 갈고닦고픈 그 '감각'이란 내 시간과 돈, 에너지를 꾸준히 쏟아부을 때에만 살짝 그 틈새를 보여주곤 했다. 블로그를 시작하면서도 인풋에 대한 고민을 계속 이어오는 와중에 멈췄던 소비 중 넷플릭스를 다시 키고 밀린 영상들을 하나 둘 넘겨보기 시작했다. 출퇴근길과 자기 전에 긴 호흡으로 볼 수 있는 콘텐츠로 다큐와 드라마가.. 2022. 3. 19.
인생은 태도로 완성된다 프롤로그 점점 나이가 들며 지하철이나 거리에서 나보다 나이 들어보이는 누군가를 볼 때면, '나도 언젠가 저들처럼 보여질 텐데, 나는 어떻게 늙어야 할까?'를 생각하곤 한다. 어른들의 모습 중에 요즘 유독 내 시선을 붙잡는 건, 연륜이 묻어나는 여유있는 태도이다. 그런 순간을 맞이할 때면, 아무리 작은 순간이라 해도 귀가 쫑긋해지며 괜시리 기분이 좋아진다. 그럴 수도 있죠 작년 말에 지금 거주지로 이사를 했다. 처음 해보는 큰 이사라 포장 이사를 불러 반나절 짐을 빼고, 이사할 곳에서 나머지 반나절을 보냈다. 한참 짐을 나르던 도중에 직원 분이 송구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내게 말했다. 세탁기에 연결되는 부품을 전에 있던 집에서 챙겨오지 못했다고. 이사를 완료하고 나면 바로 세탁기를 돌릴 일이 많기에 나 역시.. 2022. 3. 17.
문제를 새롭게 정의하면 답도 달라진다. 푸드 파이터, 고바야시 조그맣고 야윈 몸에 끊임없이 들어가는 음식들, 유튜버 먹방 콘텐츠를 즐겨보는 편인데 과연 인간 능력의 끝은 어디일까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이런 먹방 유튜버들도 한 수 접어주는 사람이 있는데, 푸드파이터의 전설인 일본의 고바야시 타케루이다. 어떤 유튜버는 본인의 최종 목표는 푸드파이터로서 이름을 알리는 것인데, 고바야시처럼 해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종종 할 정도로 먹방계에서 그의 영향력은 실로 대단하다. 좀 더 구글링을 해보니 최근에 푸드파이터계의 신성 '조이 체스트넛'이라는 사람에게 밀려서 왕좌를 내려놓았다고 하는데, 고바야시가 푸드파이터 계에 미친 영향력만큼은 여전하다는 것이 정설인 걸로 보인다. 푸드 파이팅이라는 형태의 대회가 1916년도 정도부터 시작되었고 당시 기록이 13개.. 2022. 3. 16.
손님을 내쫓는 직원 하나로 통일해주세요 오늘 점심에 회사 동료와 한 중식당에 들러 주문을 했다가 직원 분의 대답에 기분이 상한 상황을 겪었다. 나는 A 음식을, 동료는 B 음식을 시켰는데, 주문을 받던 직원 분이 말씀하시길 "손님들 메뉴를 하나로 통일해야 할 거 같습니다. 오늘 주방에 사람이 두 명 밖에 나오지 않아서요. 이렇게 두 분이 음식을 따로 시키면 나오는 시간을 맞추기 어려울 거 같네요. 하나로 통일해서 시켜주시거나, 따로 나와도 괜찮으시면 그렇게 시키셔도 됩니다. 근데 어느 메뉴 하나가 나올 때까지 시간이 더 걸릴 텐데 괜찮으실까요?" ".... 저희 그냥 나갈께요." 바쁜 점심시간, 오늘이 월요일이기도 하니 오죽했겠는가? 그렇다고 해도 본인 식당에 음식을 먹으러 온 손님에게 다짜고짜 이런 멘트로 기분을 상하게 .. 2022. 3. 15.
날마다 새로운 나를 길러내는 과정, 콘텐츠 가드닝 프롤로그 '회사 말고 내 콘텐츠'라는 책의 저자 서민규 님의 신작 콘텐츠 가드닝을 읽었다. 내가 가진 콘텐츠를 찾고 이를 잘 다듬어서 하나의 작품으로 키워내는 과정이 일종의 가드닝과 같다는 점에 착안해 기획된 책으로, 책을 읽는 동안 나만의 화단을 꾸미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최근 블로그를 시작해 그간 여기저기에 처박아뒀던 메모들을 꺼내 정리하는 상황에 이 책을 만나니 앞선 선배님이 주는 일종의 답안지 족보를 보는 것 같았다. 콘텐츠를 기르는 작업을 통해 저자 역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있단 느낌을 받은 것처럼, 나 역시 예전부터 지금까지 적힌 메모들을 보며 내가 어떻게 성장해 오고 있는지 느껴볼 수 있었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금씩 감이 잡히는 느낌이었다. 콘텐츠 발견하.. 2022. 3.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