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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날콘텐츠7

기준 프롤로그 일 년 내내 선수촌과 같은 곳에 갇혀 하루 몇 차례 훈련을 받고 고통 속에 몸소 몸을 단련시키는 운동선수들을 볼 때면 자연스럽게 이런 말이 나오곤 한다. "그 정도까지 할 필요가 있나? 저렇게까지 지독하게 한다고? 아마 나였으면 절대 그렇게는 못했을 거야." 나이가 들고 나 역시 노동으로 인한 몸과 마음의 불편함에 비례해 지갑이 두터워지는 삶을 살게 되었지만, 여전히 그들의 높은 기준과 직업인으로서의 처절한 몸부림이 와닿지 않았다. 세계 최고를 꿈꾼다? 엊그제 읽은 롱블랙 기사에 나온 우무라는 브랜드(현재는 우뭇가사리로 만든 푸딩을 판매하는 회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인터뷰 도중에 본인들의 기준을 국내가 아닌 세계에 맞추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푸딩을 제조하다가 마음에 차지 않는 제.. 2022. 5. 23.
이직 준비와 마무리 프롤로그 21년 말부터 고민했던 휴직과 이직이란 키워드가 22년이 되면서 좀 더 수면 위로 올라왔다. 10여 년이 넘는 사회생활 동안 적잖이 회사를 옮겼지만, 매번 이럴 때면 참 쉽지 않은 생각이 든다. '왜 이런 생각이 드는가?'라는 화두로 시작해 점차 지금까지 회사를 다니면서 경험한 것들과 앞으로 이곳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들에 대한 생각들이 머릿속을 휘감기 시작했고 백지에 이리저리 끄적이며 생각을 정리해보곤 했다. 퇴사(일 수도 있고, 휴직일 수도 있는)라는 상태 값의 변화는 어떤 특정 트리거에 의해 발현되기도 하지만, 나의 경우 오랜 기간 동안 쌓여왔던 감정들이 그 모습을 드러내면서 확신으로 굳어지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여길 떠나면 더 좋아질 수 있다!'보단 '지금껏 이.. 2022. 5. 15.
존 시나 인터뷰를 보고 (by 천재이승국) 프롤로그 유튜브를 보다 보면 가끔 홀린 듯 인터뷰 영상들을 연달아 볼 때가 있다. 내 손가락을 멈추게 하는 것들은 요즘 세간을 떠들썩하게 하는 셀럽이나 명사들의 그것이 아니라, 인터뷰를 진행하는 인터뷰어에 능력에 달려있다. 가끔 동일한 인터뷰이에 다른 인터뷰어가 진행한 콘텐츠를 연속해 보는 경우도 있는데, 인터뷰어가 얼마나 그 대상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질문을 준비하느냐에 따라 상대방(인터뷰이와 그걸 보는 나)이 느끼는 울림은 천지차이다. 존 시나의 인터뷰 영상(by 천재 이승국) '천재이승국'이라는 유튜버가 있는데, 개인적으로 분노의 질주 8편에 출연한 '더 락' (드웨인 존슨) 과의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되었고, 이후 그분의 인터뷰를 연달아 보게 되었다. 이 분의 인터뷰는 언제나 상대방에 대한.. 2022. 5. 1.
일하고 싶은 회사, REI(미국 최대 아웃도어 장비 협동조합) 프롤로그 스타트업계에 들어와 일한 지도 햇수로 5년이 넘었다. 그 사이 2군데 정도 회사를 거쳤고, 아마 별다른 일이 없다면 앞으로도 이쪽 업계에서 계속 일할 거 같다. 사회생활의 시작을 중소기업에서 시작해 규모 있던 외국계 기업에도 잠시 몸 담아본 입장에서, 이직을 생각할 때마다 늘 여러 가질 고민하게 된다. 물론 규모 있는 회사에 속해 여러 복지 혜택을 누리며 일해보는 것도 좋겠으나 같은 시간 동안 진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스타트업, 특히 초기 스테이지의 스타트업의 합류를 넘어서는 선택지는 거의 없다는 게 개인적 생각이다. 무슨 일을 어떻게, 누구와 하고 있는 회사인가 22년 3월 30일자 롱블랙에서 다룬 REI(미국 최대 아웃도어 장비 협동조합) 기사를 보며 앞서 언급한 이직과 일하고 .. 2022. 3. 30.
요플레를 쏟은 아이를 보며 프롤로그 아이가 이유식을 지나 일반식을 먹게 되면서 이런저런 음식들을 주곤 하는데, 먹는 중에 탁자 아래로 음식물을 쏟아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처음엔 말없이 치우다가 어느 정도 지난 후에는 타이르거나, 그래도 안 되면 언성을 높여 꾸짖기도 한다. 지난주에도 비슷한 상황이 있어, 아이와 실랑이를 했는데, 설거지를 하며 다시 한번 곰곰이 생각해봤다. 어쩌면 중간 관리자로서 기꺼이 가져야 할 태도와도 맞닫아 있는 여러 이야기가 떠올랐다. A부터 Z까지 상대방에게 정확히 알려주었나. 아무리 어린 아이라도 할 지라도 어느 정도는(때론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상대방(부모나 어린이집 선생님)의 의도를 파악한다. 그 말인 즉 내가 사전에 정확하게 안내를 했다면, 다시 말해 상대방에게 일의 올바른 진행 순서에 대.. 2022. 3. 28.
인생은 태도로 완성된다 프롤로그 점점 나이가 들며 지하철이나 거리에서 나보다 나이 들어보이는 누군가를 볼 때면, '나도 언젠가 저들처럼 보여질 텐데, 나는 어떻게 늙어야 할까?'를 생각하곤 한다. 어른들의 모습 중에 요즘 유독 내 시선을 붙잡는 건, 연륜이 묻어나는 여유있는 태도이다. 그런 순간을 맞이할 때면, 아무리 작은 순간이라 해도 귀가 쫑긋해지며 괜시리 기분이 좋아진다. 그럴 수도 있죠 작년 말에 지금 거주지로 이사를 했다. 처음 해보는 큰 이사라 포장 이사를 불러 반나절 짐을 빼고, 이사할 곳에서 나머지 반나절을 보냈다. 한참 짐을 나르던 도중에 직원 분이 송구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내게 말했다. 세탁기에 연결되는 부품을 전에 있던 집에서 챙겨오지 못했다고. 이사를 완료하고 나면 바로 세탁기를 돌릴 일이 많기에 나 역시.. 2022. 3. 17.